
NAS를 처음 사는 사람이 거의 다 저지르는 실수가 있습니다. 스프레드시트를 열고 CPU, 램, 가격을 나란히 놓은 다음, 같은 돈에 가장 좋은 부품이 들어간 박스를 고릅니다. 합리적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애초에 질문이 틀렸습니다.
NAS는 하드웨어가 곧 제품인 PC가 아닙니다. 소프트웨어가 제품이고, 하드웨어는 그것을 돌리는 그릇에 불과합니다. PC보다는 가전제품에 가깝습니다.
구체적으로 보면 이렇습니다. 사진을 자동 백업해 주는 스마트폰 앱, 공유 폴더를 설정하는 웹 대시보드, 소파에 앉아 영화를 스트리밍하는 모바일 클라이언트. 매일 손으로 만지는 것은 전부 소프트웨어입니다. 박스는 벽장 안에서 조용히 돌아갈 뿐입니다.
그래서 진짜 질문은 “어느 게 CPU가 제일 빠른가”가 아닙니다. “앞으로 5년 동안 어느 회사의 소프트웨어와 함께 살 것인가”입니다. NAS는 최소 5년을 내다보고 하는 결정입니다. 스마트폰보다 훨씬 오래 씁니다.
이 결정의 판을 바꾼 사건 하나
먼저 짚어야 할 사건이 하나 있습니다. 시놀로지(Synology)의 드라이브 잠금 정책 철회입니다.
시놀로지는 2025년형 Plus 시리즈를 내놓으면서 규칙을 조용히 바꿨습니다. 가정용 사용자가 가장 많이 찾는 이 라인업에서, 스토리지 풀 생성이나 드라이브 상태 모니터링 같은 핵심 기능을 시놀로지 자사 드라이브나 소수의 “인증” 드라이브에만 열어 뒀습니다.
쉽게 말하면, 이미 갖고 있던 WD나 시게이트(Seagate) 하드디스크를 그냥 꽂아 정상적으로 쓰기가 어려워진 것입니다.
반발이 컸습니다. 사용자들은 더 비싼 시놀로지 자사 드라이브 쪽으로 떠밀린다고 느꼈습니다. 리뷰어들의 평도 냉정했습니다.
그러다 DSM 7.3 업데이트에서 시놀로지는 방향을 되돌렸습니다. 해당 2025년형 박스에서 서드파티 3.5인치 SATA 하드디스크와 2.5인치 SATA SSD가 다시 정상적으로 동작합니다.
여기까지가 좋은 소식입니다. 함정도 있습니다. 이 철회가 M.2 NVMe 드라이브까지 완전히 덮지는 않습니다. 작은 M.2 SSD 슬롯으로 스토리지 풀을 만들려면 시놀로지는 여전히 자사 호환성 목록 쪽을 권합니다. 다만 대부분의 가정용 사용자는 본체 베이에 일반 하드디스크를 꽂아 쓰고, 거기에는 철회가 적용되니 큰 문제는 아닙니다.
구매 가이드에서 한 회사의 정책에 이렇게 지면을 쓰는 이유가 있습니다. 이 사건이 결정 전체의 틀을 바꾸기 때문입니다. 잠금 정책이 살아 있던 시절의 “시놀로지 추천”에는 집채만 한 단서가 붙어 있었습니다. 철회 이후 그 단서가 대부분 사라졌고, 덕분에 다시 원래 중요한 기준으로 비교할 수 있습니다. 소프트웨어, 그리고 그 밑에 깔린 하드웨어입니다.
세 브랜드, 성격이 확실히 다릅니다
시놀로지는 NAS계의 아이폰입니다. 운영체제인 DSM(DiskStation Manager)은 이 분야에서 가장 완성도 높고, 가장 일관되고, 초보자가 가장 실수하기 어려운 소프트웨어입니다. 격차가 큽니다.
모바일 앱도 좋고, 사진 관리 기능도 좋고, 설치 마법사가 손을 잡아 줍니다. 주말 프로젝트가 아니라 완성된 제품을 원한다면 시놀로지가 안전한 선택입니다.
그 완성도의 대가는 말 그대로 가격, 그리고 하드웨어입니다. 시놀로지 입문 Plus 박스는 같은 값이면 경쟁사보다 구형 칩에 느린 네트워크를 답니다. 소프트웨어 값을 내는 셈입니다.
유그린(UGREEN)은 하드웨어로 가격 전쟁을 시작한 신흥 강자입니다. 2베이 제품인 NASync DXP2800은 최신 인텔 N100 프로세서, 8GB DDR5 램, 2.5기가비트 네트워크, 그리고 M.2 NVMe 슬롯 두 개를 줍니다. 그것도 시놀로지의 더 느린 박스보다 싼값에 줍니다.
N100의 내장 그래픽은 4K 영상 트랜스코딩이 가능한데, Plex로 TV에 스트리밍할 계획이라면 이 점이 꽤 중요합니다.
대신 소프트웨어가 약점입니다. 유그린의 운영체제 UGOS Pro는 실제로 괜찮고 빠르게 좋아지고 있지만, DSM보다 훨씬 어립니다. 기본 앱이 적고, 막혔을 때 검색해 볼 커뮤니티가 작고, 장기 지원과 보안 업데이트 이력이 짧습니다. 하드웨어는 앞서 있지만 소프트웨어가 뒤따라오기를 기대하며 사는 셈입니다.
테라마스터(TerraMaster)는 가성비와 유연함의 선택지입니다. 2베이 F2-424는 인텔 N95를 얹고, 하드디스크 두 개에 M.2 NVMe 슬롯 두 개를 받으며, 가격대도 비슷합니다.
운영체제 TOS 6는 예전 테라마스터 소프트웨어보다 확실히 나아졌습니다. 인터페이스가 깔끔해졌고, 스냅샷이 제대로 되고, 컨테이너 앱으로 도커(Docker)도 지원합니다. 무난합니다. 다만 UGOS와 마찬가지로 완성도와 생태계에서는 DSM을 쫓아가는 처지입니다.
테라마스터의 조용한 강점이 하나 더 있습니다. 나중에 TrueNAS나 Unraid 같은 다른 운영체제로 갈아타고 싶다면, 셋 중 테라마스터가 가장 열려 있습니다.
진짜로 갈리는 지점
“램 8GB 들어갑니다”는 사실 아무것도 말해 주지 않습니다. 실제로 셋을 가르는 항목을 짚어 보겠습니다.
하드웨어. 순수 스펙으로는 유그린이 2베이 등급에서 이깁니다. 그것도 확실한 차이로 이깁니다. 최신 N100, DDR5, 2.5GbE, NVMe 슬롯 두 개. 테라마스터 F2-424가 N95와 NVMe 두 개로 바짝 뒤를 따릅니다. 시놀로지 입문 Plus 박스는 종이 위에서 가장 약합니다.
여기서 제가 정말 신경 쓰라고 권하는 스펙은 하나입니다. 2.5GbE 네트워크입니다. 큰 파일을 자주 옮기거나 NAS에서 직접 편집한다면, 옛 표준인 기가비트는 확실한 병목이 됩니다. 유그린과 테라마스터는 이 가격에 2.5GbE를 넣고(F2-424는 두 개나 넣습니다), 구형 시놀로지 박스는 안 넣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건 체감되는 차이입니다.
소프트웨어 성능과 기능. DSM은 별다른 손질 없이 상자에서 꺼내자마자 더 많은 일을 합니다. 백업 도구(Hyper Backup, Active Backup), 사진 AI, 앱 센터가 이 분야에서 가장 깊습니다. UGOS Pro와 TOS 6도 기본기(공유, RAID, 스냅샷, 도커)는 잘 챙기지만, 가끔 “DSM엔 이걸 위한 앱이 있는데 여긴 없네” 하는 순간을 만납니다.
내 자료 백업하고 미디어 스트리밍하는 게 목적인 첫 NAS라면, 셋 다 기준을 넘습니다. 격차는 욕심을 낼 때 드러납니다.
성능 대 가격. 여기에 솔직한 계산이 있습니다. 순수 하드웨어 대비 가격으로 따지면 유그린이 압승입니다. 같은 돈에 확실히 빠른 기계를 받습니다. 하지만 소프트웨어 대비 가격, 그리고 문제 해결에 쓰지 않아도 되는 시간까지 따지면 시놀로지의 프리미엄이 말이 되기 시작합니다. 취미가 아니라 그냥 잘 돌아가는 백업이 필요한 사람에게 특히 그렇습니다. 테라마스터는 그 중간 어딘가에 있으면서, 나중에 직접 운영체제를 바꿀 수 있는 선택지를 하나 더 줍니다.
베이 수보다 확장 경로가 먼저입니다
표로 넘어가기 전에 꼭 남기고 싶은 말이 하나 있습니다. 베이 수보다 확장 경로를 먼저 봐야 합니다.
다들 2베이냐 4베이냐를 놓고 고민합니다. 더 나은 질문은 “이게 가득 차면 어떻게 할 것인가”입니다.
2베이를 RAID 1(두 드라이브가 서로 거울처럼 복제)로 쓰면 백업본의 안전은 얻지만, 실제 쓸 수 있는 용량은 드라이브 한 개 분량뿐입니다. 대부분의 가정에는 이게 합리적인 출발점입니다.
다만 원하는 모델이 확장 유닛을 물릴 수 있는지, 나중을 위한 M.2 슬롯이 있는지는 확인하는 편이 좋습니다. 생각보다 훨씬 빨리 가득 찹니다. 입구가 아니라 출구를 보고 사야 합니다.
그래서 누구에게 무엇이 맞는가
박스가 아니라 소프트웨어를 사는 것이 핵심입니다.
그냥 잘 돌아가고, 덜 기술적인 가족도 쓸 수 있고, 돌볼 필요가 없는 NAS를 원한다면 시놀로지입니다. 돈을 더 내고 부품은 덜 받지만, DSM 경험과 마음의 평화를 생각하면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가격입니다. 대부분의 첫 가정용 구매자에게 기본 추천이고, DSM 7.3의 드라이브 잠금 철회로 망설일 이유 하나가 사라졌습니다. 단, 값싼 서드파티 M.2 드라이브까지 되리라고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문제를 검색으로 해결하는 데 거부감이 없고, 같은 돈에 최대한 좋은 기계를 원한다면(특히 N100의 트랜스코딩이 값을 하는 Plex 미디어 서버라면) 유그린 NASync DXP2800입니다. 2베이 등급에서 순수 하드웨어 가성비가 가장 좋습니다. UGOS Pro가 앞으로 더 성숙해지기를 기대하는 구매지만, 충분히 합리적인 선택입니다.
가성비에 유연함까지 원하거나, 언젠가 TrueNAS·Unraid로 넘어갈지도 모른다면 테라마스터 F2-424가 사려 깊은 중간입니다.
그리고 혹시 파일 저장보다 앱을 돌리는 것 자체가 더 목적이라면(홈 미디어 서버, 자체 호스팅 서비스, 컨테이너가 주연인 경우) 아예 NAS가 답이 아닐 수 있습니다. 작은 홈서버 PC가 더 나은 도구일 때가 있고, 그 스펙표 읽는 법은 미니PC 고르는 법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저장이 우선이면 NAS, 연산이 우선이면 미니PC입니다. 제품 이름이 아니라 쓰임새로 고르면 됩니다.
| 모델 | 베이 | CPU | 램(기본/최대) | 네트워크 | M.2 NVMe | 운영체제 | 가격(대략) |
|---|---|---|---|---|---|---|---|
| 시놀로지 DS225+ | 2 | 인텔 Celeron J4125(4코어) | 2GB DDR4 / 6GB | 2.5GbE 1 + 1GbE 1 | 없음 | DSM(가장 완성도 높음) | 대략 50만~56만 원선 |
| 유그린 NASync DXP2800 | 2 | 인텔 N100(4코어) | 8GB DDR5 / 16GB | 2.5GbE 1 | 2개 | UGOS Pro(신생) | 대략 45만 원선 |
| 테라마스터 F2-424 | 2 | 인텔 N95(4코어) | 8GB DDR5 | 2.5GbE 2 | 2개 | TOS 6(개선 중) | 해외 직구 기준 대략 52만 원 안팎 |
| 시놀로지 DS224+(구형) | 2 | 인텔 Celeron J4125(4코어) | 2GB DDR4 / 6GB | 1GbE 2 | 없음 | DSM | 대략 40만 원선 |
가격은 드라이브 미포함(하드디스크 별도) 기준이며 판매처와 할인에 따라 달라집니다. 입문 NAS 라인업은 자주 바뀌니, 구매 전 제조사 제원 페이지에서 CPU·램·네트워크를 다시 확인하는 편이 좋습니다.
원문 출처 / Source: https://www.tomshardware.com/pc-components/nas/synology-walks-back-controversial-compatibility-policy-for-2025-nas-units-third-party-hdd-and-ssd-support-returns-with-diskstation-manager-7-3-update , https://nascompares.com/news/synology-dsm-vs-qnap-ugreen-unifi-terramaster-asustor-nas-software-2026/
이미지: Kevin Ache /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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