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iaTechPie Re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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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를 고를 때 대부분 출력과 물통 용량을 봅니다. 그런데 이 카테고리에서 진짜 갈림길은 그 두 숫자가 아닙니다.

관련해서 제습기 고르는 기준도 함께 참고하시면 좋습니다.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초음파식 가습기는 수증기를 만드는 기계가 아닙니다.

물을 끓이지도 않고 증발시키지도 않습니다. 압전 소자가 1초에 수백만 번 진동하면서 물 표면을 잘게 부수고, 팬이 그 안개를 방으로 밀어냅니다. 그리고 그 물방울 하나하나에는 물통 안에 녹아 있던 것, 떠 있던 것이 그대로 실려 나갑니다.

결함이 아니라 작동 원리입니다. 눈에 보이는 하얀 김이 바로 그 증거입니다. 진짜 수증기는 눈에 보이지 않습니다. 분출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하얀 것이 보인다면 그것은 기체가 아니라 공기 중에 떠 있는 액체 상태의 물방울입니다. 그러니까 이 기계는 많은 사람이 떠올리는 가습기가 아니라, 습도를 올리는 효과가 따라오는 분무 장치에 가깝습니다.

물통 안의 것은 폐 안의 것이 됩니다

이 주제에서 가장 믿을 만한 근거는 안드레아 디트리히, 야오 원춰, 대니얼 갤러거가 학술지 Indoor Air에 발표한 체계적 문헌고찰입니다. 40여 년에 걸친 27편의 연구를 모은 것인데, 실내 공기 분야 치고는 숫자가 이례적으로 깔끔합니다.

공기 중으로 나오는 입자의 질량은 넣은 물의 총용존고형물, 그러니까 물에 녹아 있는 미네랄 총량과 거의 선형으로 비례합니다. 보고된 기울기가 1.14입니다. 미네랄이 두 배인 물을 넣으면 공기 중 입자도 대략 두 배가 된다는 뜻입니다. 기계는 아무 판단도 하지 않습니다. 넣은 것을 그대로 뿌릴 뿐입니다.

문제는 그 입자의 크기입니다. 연구들에서 나온 개수 중앙 직경은 115~250나노미터 구간이었고, 배출 질량의 약 90퍼센트가 PM1, 즉 1마이크로미터 미만이었습니다. 코와 목의 자연 방어를 그대로 통과해 폐 깊숙이 침착되는 크기대입니다. 물의 미네랄 농도가 높을수록 입자도 커졌고, 결정계수 R²는 0.78이었습니다.

나오는 것이 미네랄만도 아닙니다. 검토된 연구들은 칼슘·나트륨·칼륨·마그네슘과 함께 비소·카드뮴·크롬·납 같은 미량 금속, 녹지 않는 철·알루미늄 산화물 입자, 석면 섬유, 그리고 레지오넬라·대장균·마이코박테리움 같은 세균과 곰팡이, 내독소까지 기록했습니다. 석면 섬유는 물에 들어 있던 양의 0.03~4.7퍼센트가 공기 중으로 배출됐습니다.

여기서 물통에 붙여 두고 싶은 숫자가 하나 있습니다. 세균 농도가 작동 시작 후 150분에서 48시간 사이 구간에서 약 10배로 늘었습니다. 한 계절 방치했을 때가 아닙니다. 주말 이틀이 지나는 사이입니다.

이 숫자가 왜 중요한지는 조건을 떠올려 보면 분명해집니다. 물통은 따뜻한 실내에 놓여 있고, 안에는 고인 물이 있으며, 빛도 들지 않고 뚜껑도 덮여 있습니다. 미생물 배양 조건을 일부러 설계한다 해도 이보다 좋은 환경을 만들기는 어렵습니다. 그리고 초음파식은 그 물을 폐까지 도달하는 크기의 입자로 만들어 방 안에 분산시키는 장치를 물통 바로 아래에 달고 있습니다.

그래서 초음파식 가습기의 진짜 사양은 출력도 물통 용량도 아닙니다. 물통이 흡입기 카트리지이고, 무엇을 채울지는 사용자가 정합니다.

미국 환경보호청 EPA도 오래전부터 같은 이야기를 해 왔습니다. 다만 구매자 대부분이 볼 일 없는 안내 문서에 들어 있습니다. 초음파식과 임펠러식은 “물탱크에 있는 미생물과 미네랄 같은 물질을 실내 공기 중으로 확산시킬 수 있다”고 적혀 있고, 기화식과 가열식에 대해서는 “이런 오염물질을 확산시키는 양이 일반적으로 훨씬 적거나 거의 없다”, “상당한 양의 미네랄을 확산시키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명시합니다.

사실 이 한 문단이 구매 가이드 전부입니다. 아래는 그 세부 사항입니다.

나머지 두 방식은 이 문제를 어떻게 피하는가

기화식은 원리로 보면 젖은 수건 뒤에 선풍기를 둔 것에 가깝습니다. 물이 필터를 적시고, 그 사이로 바람이 지나가고, 물 분자가 하나씩 기체 상태로 떨어져 나갑니다.

여기서 중요한 지점이 있습니다. 미네랄은 증발하지 않습니다. 물리적으로 물과 함께 빠져나갈 방법이 없습니다. 그래서 전부 필터에 남습니다. 물통에서 자란 것들도 대부분 마찬가지입니다. 필터가 가습재이면서 동시에 여과재 역할을 하는 구조입니다. 두 달쯤 쓰면 필터가 허옇게 딱딱해지고 상태가 흉해지는데, 그것은 고장이 아닙니다. 그대로 뒀다면 폐로 갔을 것들을 붙잡아 둔 결과입니다. 그 딱지가 제품이 제 일을 했다는 증거입니다.

기화식에는 마케팅이 잘 설명하지 않는 성질이 하나 더 있습니다. 스스로 멈추는 구조입니다. 공기가 포화에 가까워질수록 증발 속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방이 균형에 도달하면 기계가 알아서 느려집니다. 기화식으로 방을 과습 상태로 만들기는 구조적으로 상당히 어렵습니다. 반면 초음파식에는 그런 제동 장치가 없습니다. 이미 축축한 방에도 계속 안개를 뿜어서 창틀에 물이 맺히게 만듭니다.

가열식은 물을 끓입니다. 끓이면 미네랄은 가열 챔버 안에 물때로 남고, 물속에 살아 있던 것들은 대부분 나오는 길에 죽습니다. 빅스 V745A가 전형적인 형태인데, 필터도 심지도 없이 스테인리스 챔버에서 물을 끓입니다. 나오는 것은 실질적으로 멸균된 증기입니다.

대신 치르는 값이 분명합니다. 발열체는 팬보다 전기를 훨씬 많이 먹습니다. 그리고 끓는 물과 뜨거운 증기를 만드는 기기라 화상 위험이 있습니다. EPA도 가열식은 아이 손이 닿지 않는 곳에 두라고 따로 명시합니다.

온풍 방식, 흔히 말하는 웜미스트는 같은 원리에서 증기를 살짝 식혀 내보내는 구조입니다. 끓인다는 점이 같으니 깨끗한 정도도 같습니다.

복합식이라는 이름도 자주 보입니다. 대체로 초음파 진동자에 히터를 더해 물을 데운 뒤 분무하는 구조입니다. 여기서 오해가 하나 생깁니다. 데웠으니 가열식만큼 깨끗하다고 읽는 경우인데, 그렇지 않습니다. 끓여서 증기로 바꾸는 것과 데운 물을 잘게 부수는 것은 다른 일입니다. 물을 끓는점까지 올려 상태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미지근하게 데워 진동자로 분무한다면, 미네랄은 여전히 물방울에 실려 나갑니다. 백색 분진도 그대로 생깁니다. 제품을 볼 때는 이름표가 아니라 물이 끓는지, 아니면 진동자가 분무하는지를 기준으로 분류하는 편이 정확합니다.

국내 수돗물과 백색 분진

한국 사정에서 짚어 둘 것이 있습니다. 국내 수돗물은 대체로 연수에 가까워서 유럽이나 미국 일부 지역의 경수보다 미네랄 함량이 낮은 편입니다. 그래서 백색 분진이 상대적으로 덜 눈에 띌 수 있습니다.

다만 이것을 안전 신호로 읽으면 곤란합니다. 이유가 두 가지입니다.

첫째, 앞서 본 기울기 1.14는 비례 관계이지 문턱값이 아닙니다. 미네랄이 절반이면 입자도 대략 절반이 될 뿐, 어느 농도 아래에서 갑자기 0이 되는 구조가 아닙니다. 눈에 보이는 가구 위 흰 가루는 입자가 충분히 쌓였을 때 나타나는 현상이고, 공기 중에 떠다니다 호흡기로 들어가는 몫은 쌓이지 않으니 보이지도 않습니다. 백색 분진이 안 보인다는 것은 배출이 없다는 뜻이 아니라 눈으로 확인할 단서가 없다는 뜻입니다.

둘째, 미네랄은 이 문제의 절반일 뿐입니다. 수돗물이 아무리 연수여도 물통에서 자라는 세균과 곰팡이는 수질과 큰 상관이 없습니다. 앞의 10배 증가는 물의 경도가 아니라 고인 물과 온도와 시간의 함수입니다. 연수 지역에 산다는 사실은 세척 주기를 늘려도 된다는 근거가 되지 못합니다.

지역에 따라 수질 편차도 있습니다. 오래된 배관을 지나온 물이라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고, 그 경우 물통에 들어가는 것은 정수장에서 나온 물이 아니라 배관을 거친 물입니다. 이 점이 신경 쓰인다면 정수기를 거친 물을 쓰는 것이 증류수를 사 나르는 것보다 현실적인 절충안이 됩니다. 다만 정수기 물도 무균수는 아니라서, 물통 세척 주기를 대신해 주지는 않습니다.

마케팅이 교묘해지는 지점

일부 초음파식 제품에는 미네랄 제거 카트리지가 들어 있고, 포장은 이것으로 문제가 해결됐다는 인상을 줍니다.

EPA의 표현은 이 대목에서 유난히 단호합니다. 이런 카트리지의 미네랄 제거 성능은 “제품마다 편차가 클 수 있다”, 얼마나 잘 그리고 얼마나 오래 작동하는지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그리고 백색 분진이 보이기 시작하면 그것이 더 이상 걸러지지 않는다는 신호다. 해법이라기보다 수명이 검증되지 않은 소모품에 가깝습니다.

증류수는 실제로 효과가 있습니다. 미네랄 쪽 문제를 원인 단계에서 없애는 방법입니다. 다만 시작하기 전에 물류부터 계산해 보는 편이 낫습니다. 시간당 500밀리리터짜리를 하루 10시간 돌리면 하루 5리터, 한 달이면 150리터입니다. 사서 나르기에 만만한 양이 아닙니다.

그리고 증류수는 나머지 절반을 해결하지 못합니다. 아무리 깨끗한 물이라도 따뜻한 플라스틱 물통에 들어가는 순간 미생물이 자라기 시작합니다. 증류수는 무균수가 아니고, 무균 상태로 유지되지도 않습니다.

세척 편의성은 편의 기능이 아니라 성능 사양입니다

여기서 거의 아무도 제대로 값을 매기지 않는 항목이 나옵니다.

EPA 권고는 이렇습니다. 가정용 가습기는 매일 물을 비우고 표면을 닦아 말린 뒤 새 물을 채우고, 사흘에 한 번 솔로 문질러 물때와 침전물을 제거합니다.

한 번 더 읽어 볼 만합니다. 제안이 아니라 집안일 일정표이고, 실제로 이대로 하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 매장에서 두 제품을 놓고 따질 정직한 질문은 어느 쪽 출력이 높은가가 아닙니다. 한 시즌 동안 실제로 120번 씻어 낼 기계가 어느 쪽인가입니다.

손이 통째로 들어가는 넓은 개구부, 단순한 하부 구조, 구석이 적은 설계. 입구가 좁으면 사양이 더 높아도 실사용에서는 밀립니다. 사양 높은 쪽은 1월쯤 더러워져 있을 것이고, 더러워진 기계가 바로 침실에 생물막을 뿌리는 기계이기 때문입니다.

구체적으로 볼 지점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물통 입구가 손목까지 들어갈 만큼 넓은지, 물통과 본체가 분리되어 각각 씻기는지, 물이 닿는 부위에 좁은 홈이나 주름이 있는지, 그리고 분무구 안쪽까지 솔이 닿는지입니다. 특히 물이 지나는 좁은 통로는 육안으로 상태를 확인하기 어려운데, 확인이 어렵다는 것은 관리가 안 되고 있어도 모른다는 뜻입니다.

세척 방법도 한 가지 짚어 둘 것이 있습니다. EPA는 제조사 권고가 따로 없을 경우 물이 닿는 표면을 3퍼센트 과산화수소 용액으로 닦으라고 안내하고, 세정제나 소독제를 썼다면 수돗물로 여러 번 충분히 헹구라고 명시합니다. 헹굼을 강조하는 이유가 분명합니다. 잔류한 약품 역시 다음 가동 때 그대로 분무되기 때문입니다. 이 원칙은 뒤에서 이야기할 국내 사건과 정확히 같은 선상에 있습니다.

물때가 두껍게 낀 경우에는 구연산이나 식초를 활용하는 방법이 흔히 쓰입니다. 다만 어떤 방법을 쓰든 마지막은 충분한 헹굼과 완전 건조로 끝나야 합니다. 그리고 계절이 끝나 보관할 때는 모든 부품을 말린 뒤 넣어 두고, 다시 꺼내 쓸 때 한 번 더 세척하는 편이 낫습니다. 젖은 채로 몇 달 닫혀 있던 물통은 다음 시즌 첫 가동 때 그동안 자란 것을 그대로 방 안에 뿌립니다.

공기청정기 구매 가이드에서 짚은 구조와 정확히 같습니다. 대표 숫자는 재현할 일 없는 조건에서 측정되고, 실사용 성능을 결정하는 것은 상자에 적히지 않는 관리 습관입니다.

목표 습도 — 높일수록 좋은 것이 아닙니다

습도는 최대치를 노리는 값이 아닙니다. 구간에 넣고 유지하는 값입니다.

EPA는 명확합니다. 실내 상대습도를 50퍼센트를 넘겨 가습하지 말라고 합니다. 그 이상에서는 집먼지진드기와 곰팡이가 잘 자라기 때문입니다. 다른 기관들은 쾌적 상한을 60퍼센트로 두고, 벤타 같은 제조사는 40~60퍼센트를 목표로 제품을 설계합니다.

실용적으로는 40~50퍼센트를 안전 운전 구간으로 두고, 60퍼센트는 의도적으로 접근하지 않는 상한선으로 잡는 편이 낫습니다. 그 선을 넘었을 때 벌어지는 생물학적 변화가 완만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집먼지진드기는 물을 마시는 것이 아니라 공기 중 수증기를 직접 흡수해 살아가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높은 습도 자체가 개체수를 키우는 먹이가 됩니다.

구간 안에서 얻는 이득은 분명합니다. 학술지 PLOS One에 실린 모의 기침 실험에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상대습도 23퍼센트 이하에서 70.6~77.3퍼센트의 감염력을 유지했지만, 43퍼센트 이상에서는 14.6~22.2퍼센트만 남았습니다. 감소 대부분이 첫 15분 안에 일어났습니다. 난방으로 20퍼센트까지 마른 겨울 방을 그대로 두지 않을 이유로는 충분합니다.

다만 이것이 60퍼센트까지 올릴 근거는 아닙니다. Scientific Reports에 실린 다섯 가지 호흡기 바이러스 모델링 연구에서는 환기량을 늘리는 쪽이 바이러스 종류와 무관하게 감염 위험을 가장 크게 줄이는 요인이었습니다. 가습의 이득은 인플루엔자에서만 뚜렷했고, 그마저도 20퍼센트대의 마른 공기를 50퍼센트까지 끌어올리는 구간에서 나온 것이지 그 위로 더 올려서 얻은 것이 아니었습니다. 40퍼센트대를 넘어서면 곡선의 평평한 구간이고, 거기서 1퍼센트포인트를 더 얻을 때마다 곰팡이와 진드기 쪽에서 대가를 치릅니다.

그래서 이 카테고리에서 효과 대비 가장 주목받지 못하는 물건이 습도계입니다.

설정값을 실제로 지키는 습도 제어 기능이 있으면, 기계의 성격이 “물이 떨어질 때까지 수분을 뿜는 장치”에서 “목표치를 유지하는 장치”로 바뀝니다. 이것이 없으면 닫힌 작은 침실에서는 괜찮은 초음파식 제품도 밤새 60퍼센트를 넘겨 버리고, 아침에 유리창에 맺힌 물을 보게 됩니다. 창틀에 곰팡이가 자라기 좋은 조건입니다.

2만원짜리 습도계를 방 반대편에 두는 것이, 5만원 더 들여 출력 높은 제품을 고르는 것보다 낫습니다. 내장 센서는 분무구 바로 옆에 붙어 있어 기계 자신이 뿜은 안개를 읽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국내 주거 환경에서 특히 중요한 변수가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결로입니다.

상대습도는 온도에 따라 달라지는 값입니다. 같은 양의 수분이 공기 중에 있어도 온도가 내려가면 상대습도는 올라갑니다. 그래서 실내 한가운데에서 45퍼센트로 측정되더라도, 겨울철 외벽에 접한 벽면이나 유리창 표면처럼 차가운 지점에서는 그 부근 공기의 상대습도가 훨씬 높아집니다. 이슬점 아래로 떨어지면 물이 맺힙니다.

겨울철 창틀과 벽지 곰팡이 상당수가 이 경로로 생깁니다. 방 전체가 과습이어서가 아니라 특정 표면만 차갑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실용적인 판단 기준은 습도계 숫자 하나가 아니라 아침에 유리창을 확인하는 것입니다. 물이 맺혀 있다면 측정값이 40퍼센트대라도 그 방에는 가습이 과한 상태입니다. 설정을 낮추거나, 가습기를 외벽에서 떨어뜨려 놓거나, 가동 시간을 줄이는 편이 낫습니다. EPA도 창문과 벽에 물이 맺히면 가습기 위치를 옮기거나 설정을 낮추라고 같은 취지로 안내합니다.

반대 방향의 오해도 있습니다. 겨울에 난방을 하면 절대 수분량은 그대로인데 온도가 올라가 상대습도가 떨어집니다. 국내 겨울철 실내가 20퍼센트대까지 내려가는 것이 이 때문인데, 이때 필요한 것은 강한 출력이 아니라 꾸준한 유지입니다. 짧게 세게 돌려 60퍼센트까지 올렸다가 꺼 버리는 방식은 결로만 만들고 평균 습도는 별로 올리지 못합니다. 낮은 단수로 오래 돌리면서 목표 구간에 머무는 쪽이 체감과 안전 양쪽에서 낫습니다.

자주 나오는 오해 몇 가지

“물을 자주 갈아 주니까 괜찮습니다.” 물을 새로 채우는 것과 물통을 씻는 것은 다른 일입니다. 남은 물을 버리고 새 물을 부어도 물통 벽면에 형성된 생물막은 그대로 남습니다. 오히려 새 물이 그 막에 영양을 공급합니다. EPA가 매일 비우고 표면을 닦아 말리라고 적어 둔 이유가 이것입니다. 헹구는 것이 아니라 닦아 말리는 것이 핵심입니다.

“끓인 물을 식혀서 넣으면 됩니다.” 살균 목적이라면 넣는 순간까지만 유효합니다. 물통은 무균 공간이 아니라서 식은 물이 들어가는 순간부터 다시 자랍니다. 게다가 끓인 물은 증발로 부피가 줄어 미네랄 농도가 오히려 올라갑니다. 백색 분진 관점에서는 역효과입니다.

“항균 물통이라 안심입니다.” 항균 소재는 그 표면에서의 증식을 늦추는 기능이고, 물 자체를 멸균하지 않습니다. 앞서 본 10배 증가는 물통 재질이 아니라 고인 물에서 일어나는 일입니다. 세척 주기를 늘려도 된다는 근거로 쓰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가습기를 틀면 미세먼지가 가라앉습니다.” 큰 입자가 습기를 먹어 무거워져 침강하는 효과는 일부 있지만, 가습기는 공기청정기를 대신하지 못합니다. 오히려 초음파식이라면 스스로 PM1 입자를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두 기기는 역할이 다릅니다. 그리고 공기청정기 글에서 다룬 대로, 광산란 방식 센서는 습도가 올라가면 입자를 크게 읽습니다. 가습기를 켠 뒤 공기청정기 수치가 나빠지는 것은 대체로 이 두 가지가 겹친 결과입니다.

“아로마 오일을 넣으면 좋습니다.” 물통에 넣어도 되는 것은 물뿐이라는 원칙에서 보면 권하기 어렵습니다. 향을 쓰고 싶다면 물에 섞는 방식이 아니라 별도 아로마 패드처럼 물과 분리된 구조를 쓰는 편이 낫습니다. 이 원칙이 왜 중요한지는 바로 다음 이야기가 설명합니다.

이 이야기가 한국에서 특히 무겁게 읽히는 이유

한국에서는 영유아와 임신부를 포함한 심각한 폐 손상 사례들의 원인이 가습기 물통에 넣도록 판매된 살균 첨가제에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문제가 된 물질은 PHMG와 PGH였고, 질병관리본부는 역학조사 끝에 가습기 살균제를 급성 폐 손상의 원인으로 최종 확인했습니다. 정부에 접수된 피해 신고는 수천 건 규모이고 사망자는 네 자릿수에 이릅니다.

이 사건의 직접 원인은 특정 독성 첨가제였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사람 몸에 도달한 경로는 앞에서 설명한 물리 그대로입니다. 화학물질이 물통에 있었고, 초음파 진동자가 그것을 1마이크로미터 미만의 에어로졸로 만들었고, 사람들이 그것을 폐 깊숙이 들이마셨습니다. 앞서 인용한 디트리히 연구진의 문헌고찰에도 PHMG가 초음파식 가습기 배출물에서 확인된 유일한 유기화학물질로 미네랄·세균과 함께 기록돼 있습니다.

이 사건 이후 한국에 자리 잡은 원칙, 물통에는 물 이외에 아무것도 넣지 않는다는 것은 정확하고 중요합니다.

다만 이 원칙을 더 정확히 짚으면 적용 범위가 더 넓습니다. 물통 안의 것은 폐 안의 것이 됩니다. 내가 넣었든, 물통이 스스로 키웠든 마찬가지입니다. “저는 수돗물만 씁니다”가 생각만큼 안전을 보장하는 문장이 아닌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비교 표

모델방식물통 용량출력적용 면적소음소비전력필터·소모품가격대
레보이트 Classic 300S초음파식 (냉가습)6 L미공개215~505 sq ft약 28dB (저단)미공개심지 없음, 아로마 패드 선택약 9~12만원
레보이트 OasisMist 450S초음파식, 냉·온 겸용4.5 L미공개215~430 sq ft약 26dB (저단)미공개심지 없음약 12~20만원
레보이트 OasisMist 1000S초음파식 (냉가습)10 L350 mL/h300~600 sq ft28dB 미만27.5W심지 없음, 아로마 패드 선택약 22만원
하니웰 HCM-350기화식 (심지) + UV4.2 L24시간 최대 약 7.6 L약 500 sq ft미공개미공개HAC-504 심지 필터, 주기 교체약 13~15만원
벤타 LW25 Original기화식 (회전 디스크, 필터리스)7.6 L미공개최대 430 sq ft단수별 24 / 34 / 44 dB(A)10W 미만필터·심지 없음, 전용 세정제·첨가제 별매정가 399.99달러
빅스 V745A가열식 (웜미스트)3.8 L미공개비교 가능한 형태로 미공개미공개미공개필터 없음, 베이포패드 선택약 6~8만원

표 주석: 출력 수치는 제조사가 공식 표기한 경우에만 적었습니다. 빈칸은 값이 0이라는 뜻이 아니라 공식 수치가 공개되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적용 면적은 제조사 표기이며, 공기청정기의 CADR처럼 공통 표준으로 측정된 값이 아니므로 브랜드 간 직접 비교는 느슨하게 봐야 합니다. 벤타의 소비전력이 유난히 낮은 것은 설계상 당연한 결과입니다. 팬과 회전 디스크만 돌릴 뿐 초음파 진동자도 발열체도 없기 때문입니다. 가격은 국내 유통가 기준의 대략적인 범위이며, 병행수입과 직구 여부, 시기에 따라 변동이 큽니다. 벤타는 국내 정식 유통 여부와 전압 규격을 따로 확인해야 합니다.

유지비와 소음 — 표에 적히지 않는 두 가지

구매 판단에서 자주 빠지는 항목이 둘 있습니다.

먼저 소모품입니다. 기화식은 심지 필터가 소모품이라 주기적으로 교체 비용이 듭니다. 초음파식은 심지가 없어서 유지비가 안 든다고 여기기 쉬운데, 정확한 표현은 아닙니다. 초음파식의 유지비는 돈이 아니라 시간으로 치릅니다. 걸러 줄 필터가 없으니 물통 관리를 사람이 직접 해야 하고, 그 노동이 성능의 전제 조건입니다. 여기에 증류수를 쓰기로 하면 그때부터는 시간과 돈을 동시에 냅니다.

벤타처럼 필터가 아예 없는 기화식은 이 지점에서 유리합니다. 회전하는 디스크 더미가 필터 역할을 대신하고, 디스크는 씻어서 계속 쓰는 구조입니다. 초기 비용이 높은 대신 교체 소모품이 없습니다. 다만 전용 세정제와 첨가제를 별도로 판매하고 있어서, 그것을 쓸 것인지는 따로 판단할 문제입니다.

다음은 소음입니다. 침실에서 밤새 켜 두는 기기라 실제로는 중요한데 공개되지 않은 제품이 많습니다.

방식별로 성격이 다릅니다. 가열식은 팬이 없어 증기가 자연 상승하는 구조라 작동음 자체는 조용한 편이지만, 물이 끓으면서 나는 소리가 따로 있습니다. 초음파식은 진동자가 만드는 고주파음과 팬 소음이 섞입니다. 기화식은 팬으로 바람을 통과시키는 방식이라 원리상 바람 소리가 납니다. 벤타 LW25의 단수별 24 / 34 / 44데시벨이라는 공개 수치가 이 성격을 잘 보여 줍니다. 1단은 매우 조용하지만 3단은 확실히 들립니다.

여기서 앞서 공기청정기에서 다룬 것과 같은 구조가 반복됩니다. 표기된 최대 성능은 사람이 자고 있는 방에서 쓸 수 없는 단수에서 나옵니다. 그러니 카탈로그의 최대 출력이 아니라, 밤새 틀어 둘 수 있는 단수에서 이 기계가 어느 정도 일을 하는지를 기준으로 보는 편이 정확합니다. 물통 용량이 중요한 이유도 여기 있습니다. 낮은 단수로 오래 돌리는 방식에서는 용량이 클수록 중간에 물을 채우지 않고 버티는 시간이 길어집니다.

상황별 추천

기본 추천은 기화식입니다. 그리고 차이가 크게 납니다. 매일 잠자는 침실에서 수돗물을 넣고 쓸 것이라면, 기화식이 구조적으로 더 안전한 기계입니다. 미네랄이 필터에 남고, 미생물도 대부분 필터에 남고, 물리적으로 과습이 어렵습니다. 하니웰 HCM-350이 13만원대의 합리적인 선택지이고, 벤타 LW25는 비싼 선택지입니다. 다만 최고 단수에서도 10와트 미만이고 교체 필터가 아예 없다는 점은 장기적으로 실질적인 근거가 됩니다. 1단 24dB(A)는 웬만한 초음파식의 저소음 모드보다 조용합니다.

그래도 초음파식을 살 것이라면, 물통 입구를 보고 고르는 편이 낫습니다. 출력과 용량은 상자에 적히는 사양이고, 세척 편의성은 2월에 무엇을 들이마실지 결정하는 사양입니다. 넓은 상부 급수구, 적은 내부 굴곡, 손이 들어가는 하부. 손과 솔이 들어가지 않는 구조라면 나머지 사양과 무관하게 거르는 편이 낫습니다.

아기 방과 어린이 방. 여기서는 초음파식을 아예 후보에서 빼는 편이 맞습니다. 디트리히 연구진의 문헌고찰에는 과민성 폐렴 사례 보고들과 비가역적 폐쇄성 폐 손상을 입은 생후 6개월 영아 사례가 포함돼 있습니다. 영아는 체중당 호흡량이 성인보다 높아서 같은 공기라도 더 많은 양을 들이마십니다. 기화식이 정답입니다. 배출 자체는 가열식이 가장 깨끗하지만, 끓는 물이 든 기기를 아이 방에 두는 것은 EPA가 따로 경고하는 화상 위험입니다. 가열식으로 간다면 설치 위치는 선택 사항이 아닙니다.

감기와 코막힘 완화. 가열식이 맞습니다. 그리고 여기서는 평소의 단점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가열식의 약점은 전력 소비와 화상 위험인데, 성인 침실에서 증상이 있을 때만 단기간 쓰는 용도라면 둘 다 크게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V745A는 6만원대이고, 구조상 멸균 증기가 나오며, 필터가 필요 없습니다.

물이 센 지역, 즉 경도가 높은 수돗물. 기화식이나 가열식으로 가야 합니다. 취향 문제가 아닙니다. 용존 미네랄이 많다는 것은 초음파식에서 공기 중 입자가 비례해서 많아진다는 뜻이고, 앞서 본 1.14라는 기울기가 바로 그 이야기입니다. 동시에 물때가 빨리 쌓인다는 뜻이기도 한데, EPA는 물때 자체가 미생물의 번식처가 된다고 지적합니다. 전기포트에 하얀 것이 금방 낀다면 그 물에는 초음파식이 맞지 않습니다. 대신 심지 필터 교체 비용을 예산에 넣어야 합니다. 그 필터가 소모품인 이유가 바로 그것들을 붙잡고 있기 때문입니다.

넓은 거실. 출력보다 물통 용량과 실제로 작동하는 습도 제어 기능 쪽에 무게를 두는 편이 낫습니다. 넓은 공간은 균형에 천천히 도달하기 때문에, 실패하는 방식은 안개가 모자란 것이 아니라 새벽 세 시에 물이 떨어지거나 반대로 과습으로 넘어가는 것입니다. OasisMist 1000S는 10리터에 27.5와트라 초음파식의 단점을 감수하고 세척 일정을 지킬 생각이라면 합리적인 선택입니다.

어떤 제품을 고르든 습도계를 하나 따로 마련해 방 반대편에 두는 편이 낫습니다. 목표를 40~50퍼센트로 잡으면 출력 숫자는 더 신경 쓸 필요가 없습니다.

마무리

이 글 전체에 반복되는 패턴이 있습니다. 로봇 잔디깎이에서는 칼날이 대표 사양이었지만 실제 구매 대상은 위치 인식이었습니다. 공기청정기에서는 적용 면적이 산수였고 측정값은 CADR이었습니다.

가습기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카테고리의 제품은 전부 분무량과 물통 용량을 앞세워 팔립니다. 그런데 이 기계가 도움이 될지 아니면 조용히 공기를 나쁘게 만들지를 가르는 것은 물통에서 무엇이 나오느냐는 물리 문제, 그리고 지킬 사람은 지키고 안 지킬 사람은 안 지키는 세척 습관입니다.

귀찮은 날에도 관리할 수 있는 기계를 고르는 편이 낫습니다.

※ 정보 제공 목적이며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원문 출처 / Source: https://onlinelibrary.wiley.com/doi/full/10.1111/ina.13129

참고 자료 / References: – EPA, Use and Care of Home Humidifiers (EPA 402-F-22-002): https://www.epa.gov/system/files/documents/2022-07/Use+and+Care+of+Home+Humidifiers.pdf – Dietrich, Yao & Gallagher, “Exposure at the indoor water–air interface,” Indoor Air 32(11): https://onlinelibrary.wiley.com/doi/full/10.1111/ina.13129 – Noti et al., “High Humidity Leads to Loss of Infectious Influenza Virus from Simulated Coughs,” PLOS One: https://journals.plos.org/plosone/article?id=10.1371%2Fjournal.pone.0057485 – “Modeling the impact of indoor relative humidity on the infection risk of five respiratory airborne viruses,” Scientific Reports: https://www.nature.com/articles/s41598-022-15703-8 – EPA, Mold Course Chapter 2 (indoor RH guidance): https://www.epa.gov/mold/mold-course-chapter-2 – Venta LW25 Original official spec sheet: https://www.us-appliance.com/content/pdf/usa/LW25_Specs.pdf – Levoit OasisMist 1000S official product page: https://levoit.com/products/oasismist-1000s-smart-ultrasonic-cool-mist-tower-humidifier – Levoit OasisMist 450S official product page: https://levoit.com/products/oasismist-smart-humidifier – Honeywell HCM-350 official product page: https://www.honeywellstore.com/store/products/germ-free-cool-mist-humidifier-hcm-350.htm – Vicks V745 official product page: https://www.vickshumidifiers.com/products/humidifiers/vicks-warm-mist-humidifier-v745/

이미지: Ulla Shinami /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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