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선 통신은 세대가 바뀔 때마다 거의 같은 방법으로 빨라져 왔습니다. 더 높은 주파수로 올라가는 것입니다. 5G가 28GHz 근처 밀리미터파를 쓰기 시작했고, 6G 로드맵은 거기서 더 위로, ‘서브테라헤르츠’라고 부르는 수백 GHz 영역까지 올라가려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일본 도쿠시마대학 연구팀이 최근 한 일이 좀 특별합니다. 560GHz 대역에서 무선으로 초당 112기가비트(Gbps) 전송에 성공했습니다. 숫자도 숫자지만, 진짜 흥미로운 건 ‘어떻게 했느냐’입니다.
먼저 문제부터 짚어 봅니다.
주파수를 높이면 데이터를 더 많이 실을 수 있습니다. 좋습니다. 그런데 그 일을 해줄 전자 소자가 못 따라옵니다. 일반적인 전자 송신기는 대략 350GHz를 넘어가면 사실상 한계에 부딪힙니다. 출력 전력이 거의 바닥으로 떨어지고, ‘위상 잡음’이라는 게 끼어듭니다.
위상 잡음을 쉽게 말하면 신호 파동의 타이밍이 미세하게 흔들리는 것입니다. 이것이 데이터를 뭉개버려서 수신기가 깨끗하게 못 읽습니다.
그래서 묘한 상황이 됩니다. 빠른 무선에 제일 좋은 ‘땅’은 높은 주파수 대역인데, 정작 그 동네에선 평소 쓰던 도구가 안 통합니다. 그동안 서브테라헤르츠 무선 연구가 수십 Gbps 수준에서 맴돈 것도 이 때문입니다. 420GHz를 넘는 영역에선 제대로 된 100Gbps급 통신이 거의 없었습니다.
여기서 연구팀이 발상을 바꿨습니다. 560GHz 전파를 전자 소자로 만들지 말고, ‘빛’으로 만들자.
이때 쓴 게 ‘솔리톤 마이크로콤’이라는 것입니다. 이름이 어렵지만 개념은 간단합니다.
‘광 주파수 빗(comb)’은 한 가지 색의 빛이 아니라, 일정한 간격으로 줄지어 있는 여러 색의 빛을 한꺼번에 내는 광원입니다. 빗살이 균일하게 늘어선 모습, 또는 자의 눈금을 떠올리면 됩니다. 그걸 칩 크기로 줄인 게 마이크로콤입니다. 연구팀은 이걸 질화규소(실리콘 나이트라이드) 위에 만들었습니다. 일반 반도체 공정으로 다룰 수 있는 재료입니다.
핵심 트릭은 이렇습니다. 이 ‘빗살’ 중 두 개, 즉 색이 살짝 다른 두 빛을 골라서 빠른 광검출기에서 섞으면, 검출기가 두 빛의 주파수 ‘차이’에 해당하는 신호를 내놓습니다. 그 차이가 딱 560GHz가 되도록 두 빗살을 고르면? 깨끗한 560GHz 전파가 나오는 것입니다.
이걸 ‘광혼합(photomixing)’이라고 부릅니다. 멋진 부분은, 이렇게 만든 전파의 품질이 원래 레이저 빗의 품질을 그대로 물려받는다는 것입니다. 마이크로콤은 엄청나게 안정적이고 잡음이 적습니다. 전자 소자가 못 주던 ‘낮은 위상 잡음’을 빛이 거저 주는 셈입니다.
그다음부터는 익숙한 통신 공학입니다. 연구팀은 두 개의 레이저를 이웃한 빗살에 고정시키고, QPSK와 16QAM이라는 표준 변조 방식으로 데이터를 실었습니다. QPSK는 42GBaud에서 84Gbps, 더 촘촘한 16QAM은 28GBaud에서 112Gbps를 찍었습니다.
이것이 실험실에서만 반짝하는 숫자가 아니라는 점도 중요합니다. 이 전송은 실제 네트워크가 쓰는 순방향 오류정정(FEC) 기준을 통과했습니다. 쉽게 말해, 현실의 수신기가 실제로 해독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뜻입니다.
하나 더. 연구팀은 광섬유를 마이크로콤 칩에 직접 접합했습니다. 마이크로콤은 원래 정밀한 광 정렬이 필요해서 까다롭다는 평이 있는데, 이걸 없앴습니다. 덕분에 크기도 줄고, 광 펌핑 출력도 키울 수 있고, 온도 제어 기능까지 넣을 공간이 생겼습니다. 현실 제품을 염두에 둔 설계라는 게 보입니다.
이 연구는 직전 연도 10월 사전 논문으로 먼저 공개됐다가, 동료 평가를 거쳐 2026년 5월 18일 네이처 포트폴리오 학술지 ‘Communications Engineering’에 정식 게재됐습니다.
자, 그럼 이것이 우리한테 무슨 의미일까요.
솔직하게 말하면 이건 스마트폰 이야기가 아니라 ‘백홀’ 이야기입니다. 연구팀도 목표를 분명히 밝혔습니다. ‘모바일 백홀’, 즉 기지국을 핵심 네트워크에 연결하는 대용량 통신 구간입니다.
지금 이 일은 대부분 땅에 묻은 광케이블이 맡고 있는데, 깔기 비싸고 오래 걸립니다. 112Gbps 무선 링크가 있으면 굳이 땅을 파기 어려운 곳 — 빽빽한 도심, 험한 지형, 임시 설치 현장 — 에서 광케이블 대신 쓸 수 있습니다. 560GHz는 대기 흡수가 심해서 도달 거리가 짧고 시야 확보가 필요합니다. 여러분 폰에 들어갈 기술은 아닙니다. 이건 인프라 배관 같은 것이고, 6G가 약속한 속도가 진짜가 되느냐 마느냐가 바로 이 백홀에서 갈립니다.
그런데 제가 이 소식을 단순한 기록 경신 이상으로 보는 이유가 있습니다. 흐름이 보입니다.
이 블로그에서 지난 몇 달간 다룬 글들을 돌아보면 한 가지 주제가 계속 떠오릅니다. 요즘 제일 흥미로운 하드웨어 진전은 ‘전자 소자를 더 빠르게’ 만드는 데서 나오는 게 아니라, 어려운 일을 빛(광자)에게 넘기는 데서 나온다는 것입니다.
스탠퍼드의 칩 크기 광 증폭기가 신호를 100배 키운 이야기를 다뤘고, 빛으로 양자내성 데이터를 전송한 시연도 소개했습니다. 메타렌즈, 그리고 애플이 AI로 광학 설계를 하려고 인수한 포토닉스 스타트업도 짚었습니다. 문제는 다 다른데 본능은 같습니다. 전자 소자가 벽에 부딪히면, 우회로는 점점 광학 쪽입니다.
이번 560GHz 결과는 그 발상의 가장 깔끔한 버전입니다. 더 좋은 테라헤르츠 트랜지스터를 발명하려고 애쓰지 않습니다. 전자 소자 게임을 안 하고, 빛으로 전파를 합성해버립니다. 빗이 정밀함을 담당하고, 광검출기가 번역을 담당합니다.
여기 조용한 교훈이 있습니다. 차세대 하드웨어 진전은 ‘옛것의 더 빠른 버전’처럼 안 생겼을 수 있습니다. 같은 일을 하는, 아예 다른 물리 계층처럼 생겼을 것입니다. 옛 계층이 자리가 다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물론 조심할 부분도 있습니다. 6G 표준은 아직 확정 전이고, 서브테라헤르츠 상용 장비는 몇 년 더 걸립니다. 논문 속 전송 실험과 실제 깔린 네트워크는 다른 얘기입니다. 전송 거리가 보도에서 핵심 수치로 안 나온 점, 560GHz의 대기 손실이 실제 배치에서 풀어야 할 진짜 숙제라는 점도 짚어둡니다.
그래도 이번 연구가 건드린 병목 — 350GHz 위의 ‘죽은 구간’ — 은 6G 로드맵에서 꽤 고질적인 문제였습니다. 마이크로콤으로 그 구간을 우회할 수 있다는 게 보인 것만으로도, 로드맵의 높은 쪽이 ‘희망 사항’ 느낌을 좀 벗었습니다.
숫자는 112Gbps입니다. 하지만 진짜 뉴스는 천장이 올라갔다는 것입니다.
한 줄 요약: 일본 도쿠시마대 연구팀이 솔리톤 마이크로콤(칩 위의 광 주파수 빗)을 써서 560GHz 대역 무선 전송 112Gbps를 달성했습니다. 전자 소자가 못 버티는 350GHz 위 구간을 ‘빛으로 전파를 합성’해 우회한 게 핵심. 스마트폰용이 아니라 6G 모바일 백홀용이고, 전자 소자의 한계를 광학으로 푸는 최근 흐름의 깔끔한 사례입니다.
※ 이 글은 정보 제공 목적입니다.
원문 출처 / Source: https://techxplore.com/news/2026-05-microcombs-gbps-wireless-link-ghz.html
이미지: Praveen kumar Mathivanan /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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